‘지금 여기, 순수한 알아차림’으로 흔히 해석되는 ‘마음챙김’. 6장은 이러한 해석에서 자칫 간과할 수 있는 마음챙김의 윤리와 도덕적 측면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이다. 기업이나 군대가 인적 자원을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운영해 이익을 창출하는 데 마음챙김 수행을 도입하는 사례 또는 마음챙김의 기능을 심리적, 치료적 측면으로만 활용하는 사례에 대해 ‘마음챙김 하며’ 생각해 볼 문제를 제기한다. 초기불교에 따르면 ‘마음챙김(sati)’에는 ‘순수한 알아차림’과 ‘내성적 알아차림’의 기능 외에도 선하지 않은 것을 방지(절제)하는 ‘보호적 알아차림’, 그리고 모든 존재에 대한 윤리적이고 이타적인 태도를 형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개념을 형성하는’ 기능이 포함된다. ‘의도적 개념화’는 ‘자애(loving kindne..
‘입출식념경’은 상좌부(테라와다) 전통에서 전승된 ‘맛지마 니까야’에 속하는 경전으로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 명상법을 16단계로 자세하게 설명한다. 붓다의 가르침은 여러 부파의 경전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각각의 상응본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서 가장 초기 단계의, 공통적이고 핵심적인 가르침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게 얻어진 가르침 가운데, ‘호흡에 대한 마음챙김 16단계’는 여러 구전 계통의 경전 상응본에서 유사성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입출식념경에서 설명하는 호흡에 대한 16단계의 마음챙김은 여러 부파 계통과 번역의 한계를 넘어선, 불교 전통의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명상법이라고 할 수 있다. 16단계의 호흡법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몸을 통해 호흡을 아는 것, (2) 몸의 작용을 고요..
괴로움에 대한 불교의 메커니즘인 ‘사성제’. 사성제는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것’의 틀이자 깨달음의 대상이다. 이번 챕터를 공부하며 가장 마음에 와닿은 부분은 괴로움은 피할 수 없으며 정확하게 직면하는 그 자리에서 해탈이 시작된다는 내용이었다. 크고 작은 괴로움들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거나 두려워서 피하거나, 또는 여러 이유들로 직면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내는 커튼들이 오히려 괴로움을 얼마나 더 키워왔는가. 괴로운 마음을 일으키는 대상을 붙잡기보다는, 나의 괴롭고 불편한 감각을 부지런히 알아봐야 한다. 그리고 내외에서 일어나는 가르침들이 스스로 전개될 수 있도록 두어야 할 것이다. ‘괴로움의 원인이 있고, 원인의 제거는 괴로움의 소멸로 이어진다’는 사성제의 순서와 논리와 관련해서, 나는 ‘제거’와 ‘소멸’..
마음챙김의 불교적 토대 - 에도 쇼닌 저, 장진영 역(2020, 공동체) 2023년 1학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명상심리상담학과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읽게 된 전공 도서. 이 책의 1장을 읽으면서 앞으로 공부해 나아갈 세계의 전반적인 지도를 상상해 수 있었다. 지도에 나온 곳이 어디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큰지 깊은지 아직 가늠할 수 없지만, 이 지도는 ‘마음챙김’과 ‘불교의 핵심 원리들’이라는 경도, 위도선을 통해 세계를 표현하는 것 같다. 앞으로 지도의 선들을 더듬어 따라가며 교차점을 찾고, 점과 점을 이으며 길을 만들어가게 될 것을 예상해본다. 그리고 그 길이 실제 삶과 관계 맺으며 또다른 차원으로도 경험되기를 기대해본다. 명상심리상담을 정식적으로 맞이하는 나름의 자세로, 1장에 소개된 개..
출처 : 나희덕 산문 [출간 전 연재] #8_ 봄을 봄 봄을 봄 찬바람이 부는 거리에 한 걸인이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의 목에는 "나는 앞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고, 바닥에는 동냥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눈여겨보거나 바구니에 돈을 넣어주지 않았다. 한 남자가 지나가다가 돌아와서는 걸인의 목에 걸린 팻말에 무슨 말인가 덧붙여 썼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지나가다 발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고, 바구니에는 동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바뀐 팻말의 문장은 이러했다. 이제 곧 봄이 오는데, 나는 앞을 볼 수 없습니다. 그 문구를 고쳐준 사람은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부르통이었다. 봄의 찬란한 생명력과 대비시킴으로써 앞을 보지 못하는 걸인의 불행을 극대화한 데서 부르통..
